고정 관념을 버려야 보이는 것들
차량 개발을 하면서 고정 관념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는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고정 관념으로 인한 사례를 소개한다.
엔진을 독자 개발하기 이전, 일본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받아 엔진을 생산하던 80년대 중반 때의 일이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우리가 개발한 엔진을 로열티를 받고 역수출을 하지만, 당시는 우리 마음대로 설계 변경 을하기 어려웠고 문제를 제기해도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던 시절 이었다. 도면을 받아 생산한 엔진의 품질 확인을 위해 대상 다이나모 시험을 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냉시동성 확인을 위해 영하 25도 조건에서 시동을 걸었는데, 15초동안 엔진에서 사이렌 소음이 발생한 것이다.
조사해 보니 엔진의 타이밍 벨트 기구 위치에서 소음이 발생한 것이다. 엔진에서 사이렌 소음이 난다면 금속 부품 간의 간섭으로 인한 소음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발 엔진은 타이밍 벨트가 적용된 엔진이다. 타이밍 벨트 기구에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텐셔너 (TENSIONER) 부품이 있다. 텐셔너에는 볼 베어링이 사용된다. 소음은 볼베어링에서 발생했고, 저온 시의 그리스 사양을 잘못 선정 했다고 생각했다. 텐셔너 업체의 엔지니어와 협의를 하고 저온용 그리스로 변경해서 시험했으나 개선이 되지 않았다. 고정 관념으로 인한 시행 착오는 측정 장비로 계측을 한 후에 확인할 수 있었다. 측정 장비를 가지고 소음 위치를 계측했다. 소음 발생 좌표는 타이밍 벨트와 댐퍼 풀리가 만나는 곳이었다. 원인은 영하 25도에서 고무 제품인 타이밍 벨트가 금속처럼 경화되기 때문에, 댐퍼 풀리와 간섭을 하면서 사이렌 소음을 발생시킨 것이었다. 온도가 올라가면 타이밍 벨트의 고무 경도가 낮아져 소음은 없어진다. 시험 결과를 근거로 댐퍼 풀리 간섭 부분을 설계 변경하여 사이렌 소음을 근본 개선할 수 있었다.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엔지니어가 ‘행복설계’를 시작할 때 가져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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