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엔지니어링 메모를 하자

메모를 한다는 것은 정보를 잠시 저장 하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도 메모를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천부적으로 타고 난 머리가 있어서인지, 실제로 실천이 안 되는 것이 바로 메모하는 습관이다.

따라서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메모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다.

나에게는 메모의 필요성을 느낄 좋은 기회가 있었다.

신입 사원 시절, 엔진연구부에서 엔진 설계를 담당할 때의 일이다.

일본 엔지니어와 합동 조사를 하게 되었다. 일본 엔지니어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품을 가지고 세심하게 스케치까지 하면서 메모를 하는 것 이었다.

우리는 시간이 없으니 관련 없는 부품 때문에 시간 낭비 하지 말고 핵심 부품에 대해 협의 하자고 제안했다. 일본 엔지니어는 어떤 근거로 그 부품이 이 문제와 관련이 없다는 것 인지를 설명해 달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든 부품이 관련 없는 부품이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문제 관련 부품을 조사 하는 것이 30분 만에 끝났다.

하지만 일본 엔지니어는 약 3시간 동안 부품을 보는데만 시간을 보냈다. 답답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시간을 절약 한다는 것을 알았다.

회의실에서 기술 협의를 할 때, 일본 엔지니어는 모든 부품을 눈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듯 현상을 이야기 했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 원인도 찾아내고 대책도 내 놓았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발견 했는가’를 반성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메모를 시작 하게 되었고, 지금도 그 때 배운 습관으로 집중해서 메모하여, 연구 개발 업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메모는 엔지니어의 기본이다. 메모는 제2의 두뇌다.

메모를 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 여러 차종을 동시에 개발 하더라도 중요 사항을 잊어 버리는 일이 없다.

• 한번 본 공문은 다시 볼 필요가 없다.

• 항상 머리를 비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쉽다.

메모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나 더 소개한다.

울산 연구소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최고경영진 차량에 변속 충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 변속기 컨트롤 유닛 (TCU)을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한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에 변경 내용을 확인해야 했는데, 관련 엔지니어가 업그레이드한 사양을 확인할 때, 내용을 기억하는 엔지니어가 없었다.

다행히 내 노트에 컨트롤 유닛의 CHKSUM 메모가 남아 있어, 문제 해결을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다.

메모는 시간을 절약하고 연구 개발을 효율적 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엔지니어링 메모를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소개한다.

• 필요할 때 가장 빨리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트와 컴퓨터를 같이 사용하면 된다. 갑자기 생각나는 아이디어, 기술적인 검토, 업무에 필요한 내용은 수시로 노트에 기록만 하면 된다. 별도의 시간을 내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발생 시점에 즉시 기입하는 것 이다. 설계자는 담당 차종이 수십 차종이고 한 차량의 프로젝트가 3~4년 걸리므로 기입만으로 끝나면 아무 의미가 없다. 필요할 때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 필요할 때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소프트웨어 다.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 소프트 엑셀의 필터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추천 이유는 신뢰성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오가나이저와 마이크로소프트사 아웃룩을 사용해 보았지만 프로그램들은 용량이 커지면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 엑셀의 자동 필터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일자, 우선순위, 담당, 프로젝트, 내용, 완료 목표일, 완료 여부, 노트 페이지, 비고 항목 이면 충분하다. 컴퓨터에 모든 내용을 기입 하는것은 아니다.

• 엑셀 파일에는 키워드만 한 줄 이내로 기입하면 된다. 키워드 입력 시에 중요한 것은 메모된 파일명, 노트 번호와 페이지를 기입해 두는 것이다. 동일 내용을 노트에 메모한다.

빨간색으로 컴퓨터 파일명을 기입하고, 컴퓨터에는 파일명만 바꾸어 입력해 두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이 되어 항상 최신 정보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설계를 하는 엔지니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챙긴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메모 습관이다. 각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대부분 메모광 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은 하루에 5만 가지 생각을 한다. 좋은 생각, 아이디어도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 순간 아이디어를 메모해야 한다.

에디슨은 왜 메모를 했을까? 아이디어를 나중에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메모를 생활화 하기 바란다.

‘적자생존’이란 말이 있다.

엔지니어는 ‘적자생존’을 다르게 해석하기 바란다.

“적자! 적는 엔지니어만이 생존한다!” 라는 말로 기억하고, ‘행복설계’를 하기 바란다.

글쓰기 2013.3.8. 업데이트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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