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0.04.28. | 최종 업데이트 2026.08.09.
인천 송도 청량산 자락에는 서해 바다를 아늑하게 품은 아름다운 사찰, 흥륜사가 있습니다.
저는 인천 송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래서인지 청량산과 송도는 언제 찾아와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고향 같은 곳’입니다. 2020년, 송도에 있는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퇴근길이나 주말에 자주 흥륜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에게 흥륜사가 더욱 특별하고 마음이 가는 이유는 집안의 오랜 이야기 때문입니다. 1950년대, 흥륜사가 ‘인명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 할아버님께서는 절을 새로 짓는 건축 공사의 총괄 책임자로 참여하셨습니다. 사찰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태는 ‘보시(도량을 짓는 공덕)’를 하신 셈입니다.
지금처럼 교통이나 장비가 좋지 않았던 그 옛날, 산속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며 공사를 감독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천막 하나에 의지해 산길을 돌을 날라 절을 지어야 했던 당시의 고초와 땀방울이, 오늘날 우리가 편히 쉬어가는 이 도량 구석구석에 녹아있다고 생각하니 절을 거니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청량산 흥륜사의 유래: 청량사에서 인명사, 그리고 흥륜사로
흥륜사는 오랜 역사 속에서 불길에 싸이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 1376년 (고려 우왕 2년): 고려 말의 대선사 나옹화상의 제자인 하운(河雲) 스님이 청량산의 경관에 반해 도량을 세우고 ‘청량사’라 이름 지었습니다. 이로 인해 산 이름도 청량산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 1592년 (선조 25년): 안타깝게도 임진왜란의 병화로 인해 도량이 완전히 소실되었고, 이후 약 3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폐허로 남아 있었습니다.
- 1938년: 진명(晉明) 스님이 절터에 암자를 짓고,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뜻을 담아 ‘인명사(仁明寺)’로 이름을 바꾸며 재건의 물꼬를 텄습니다. (저의 할아버님께서 공사에 힘을 보태신 시기도 바로 이 인명사 시절입니다.)
- 1966년: 법용(法用) 스님이 주지로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중창 불사를 일으켰고, 불법의 수레바퀴를 크게 구른다는 의미를 담아 ‘흥륜사(興輪寺)’로 사찰명을 새로이 정했습니다.
청량사에서 인명사로, 그리고 흥륜사로 이어진 650여 년의 세월은 그 자체로 견뎌냄과 회복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무엇인가?
흥륜사는 일상의 번뇌를 내려놓고 마음챙김 명상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량입니다.
불교 전통에서 유래한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어렵거나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현재 이 순간에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지금 내가 호흡하는 순간, 내 발걸음, 내 마음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정서적 연습입니다.
많은 사람이 명상(Meditation)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명상은 단지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마음을 매일 단련하는 멘탈 트레이닝(Mental Training)’일 뿐입니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매일 스쿼트나 헬스를 하듯,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매일 마음을 고요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죠.
명상을 하는 데 있어 장소의 제약은 전혀 없습니다. 집 거실이든, 조용한 절이든, 성당이든, 가벼운 공원 산책길이든 상관없습니다. 요즘은 책이나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명상법이 잘 소개되어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편안한 방식을 찾아 하루 5분이라도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해를 품은 나만의 마음챙김 아지트
흥륜사는 탁 트인 서해 바다와 인천대교, 그리고 현대적인 송도국제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기막힌 조망을 자랑합니다.
일상에 지치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나만의 ‘아지트’ 같은 장소를 정해두고 그곳에서 마음챙김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흥륜사 대웅전 앞 마당에 서서 바람 소리와 범종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득히 펼쳐진 서해의 석양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마음 챙김 아지트를 찾아보세요. 잠시 숨을 고르고 나를 돌보는 그 작은 습관 하나가, 우리의 인생을 훨씬 더 의미 있고 재미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 흥륜사 입구 안내석

▲ 흥륜사에서 서해 바다를 바라본 전경

▲ 흥륜사 대웅전

▲ 흥륜사 범종

▲ 흥륜사 팔각청룡대탑

▲ 흥륜사 팔각청룡대탑
마음 챙김에 좋은 흥륜사 여행을 추천합니다. ■